KaKao

오늘날의 게임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한 오락의 범주를 넘어섰습니다. 사람들은 게임을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협력하며, 현실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게임은 여가 활동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언어이자 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이 점점 복잡해지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그 속에서도 다양한 이상 현상(Anomalies)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도치 않은 버그나 시스템 오류, 혹은 비정상적인 이용 행위 등은 게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공정성을 해치며, 결국 전체 유저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일부 유저의 이상 행동은 해당 유저 개인뿐 아니라, 선의로 플레이하는 일반 유저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곤 합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러한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상 탐지(Anomaly Detection) 시스템입니다. 이상탐지는 단순히 비정상적인 패턴을 찾아내는 기술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게임 환경을 지켜내는 기술적 윤리의 실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운영 경험은 카카오게임즈가 데이터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공정한 게임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술적 노력에서 출발한 데이터 활용은, 이제 모든 구성원이 데이터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조직문화, 즉 데이터 민주화(Data Democracy)라는 더 큰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공정성을 지키는 기술, 이상탐지

게임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이상 행위(Abnormal Behavior)란,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자가 행위를 수행하여 게임 시스템이나 다른 이용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이나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미지 새창 열림

대부분의 이상 행위는 단순히 규칙을 어기는 차원을 넘어,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초래합니다. 예를 들어, 매크로나 봇을 통해 반복적으로 자원을 수집하는 유저가 존재할 경우, 게임 내 화폐나 아이템의 공급량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그 결과 의도하지 않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일반 유저가 노력으로 얻은 재화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합니다. 이는 결국 정상적인 플레이의 동기 자체를 무너뜨려 게임의 기대 수명을 단축시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이상탐지 시스템, KARS

카카오게임즈는 공정한 게임 환경을 지키기 위해 전사 이상탐지 시스템인 KARS(Kakaogames Abusing & Risk Management & Security)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KARS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로그와 이벤트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수집 및 분석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입니다.

 

각 게임에서 생성되는 로그와 이벤트 데이터는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인 카프카(Kafka)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집되어 사내 데이터 레이크(Data Lake)에 적재됩니다. 데이터 레이크는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 및 처리하기 위한 중앙 집중식 저장소로, 게임별, 이벤트 유형별로 분리된 원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며, 이를 통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운영자는 KARS의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직접 조회하고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대시보드는 SQL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운영자가 쿼리를 직접 작성해 원하는 형태로 정보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건에 따라 데이터를 필터링할 수 있으며, 설정한 조건에 따라 동적으로 데이터를 재구성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합니다. 이를 통해 각 운영 조직은 맞춤형 모니터링 환경을 구성할 수 있으며, 게임의 이상 징후를 빠르게 포착하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새창 열림

KARS의 또다른 주요 기능은 보고서(Report) 기능입니다. 보고서는 특정 주기마다 탐지 규칙을 실행하는 자동화된 워크플로우입니다. 운영자가 사전에 정의한 SQL 쿼리에 따라 탐지가 수행되고, 결과는 내부 DB에 저장된 후 사내 시스템과 연동되어 자동으로 알람이나 제재 조치가 실행됩니다. 이 프로세스를 통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이상 행위 탐지부터 후속 조치까지 끊김 없이 이어지는 자동화 체계를 제공합니다.

이미지 새창 열림

2025년 현재, KARS는 카카오게임즈의 전사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았습니다. KARS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고 있으며, 이상 탐지와 자동화된 대응이 일상적인 운영 프로세스로 정착되었습니다.

이미지 새창 열림

데이터 민주화의 필요성

이상탐지 시스템 KARS는 카카오게임즈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 사례입니다. 수많은 게임 로그와 이벤트를 수집하고, 이상 행위를 탐지하며, 자동으로 조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데이터를 단순히 결과 분석의 도구가 아니라 운영의 근간을 지탱하는 자산으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데이터가 얼마나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해석되느냐가 서비스의 공정성과 품질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KARS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제도 드러났습니다. 데이터 활용의 중심이 데이터 관련 직군에게 집중되면서, 비기술 직군의 구성원들은 데이터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비기술 직군의 구성원에게는 SQL 등 데이터 분석 언어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였고, 필요한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계 또한 충분치 않았습니다.

 

운영자나 기획자가 현장에서 즉시 데이터를 해석하지 못하면, 이상 행위 대응이나 서비스 개선 판단이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데이터가 풍부할수록 그 격차는 커졌고,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공정한 운영을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즉 ‘데이터 민주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미지 새창 열림

데이터 민주화를 가능하게 한 기술적 기반

데이터 민주화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저희는 먼저 어떤 기술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저희에게는 이를 가능하게 할 세 가지 주요 기반이 이미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첫번째로, 데이터 레이크의 성숙도입니다. 게임별로 흩어져 있던 로그와 이벤트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 구조로 데이터 레이크에 수집∙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데이터 기반 분석과 혁신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두번째로, LLM(Large Language Model)의 등장입니다. 기존에는 SQL을 직접 작성해야만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연어로 질의해도 AI가 문맥을 이해하고 적절한 쿼리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MCP(Model Context Protocol)의 도입으로 AI가 실제 데이터에 안전하게 접근하고 데이터를 탐색할 수 있는 표준화된 인터페이스가 마련되었습니다. 

 

이 세 가지 기술이 결합되면서 카카오게임즈는 AI를 통한 데이터 민주화를 본격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민주화를 위한 카카오게임즈의 노력

① MCP-Datalab

 

카카오게임즈의 데이터 조직인 데이터분석랩에서는 AI가 데이터를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체 MCP(Model Context Protocol) 서비스인 MCP-Datalab을 개발하였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AI가 사내 데이터레이크에 접근하는 표준화된 인터페이스(접점) 역할을 수행하며, 데이터의 구조와 맥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사내 SSO 시스템과 연동을 통해 보안성과 접근 통제 수준을 한층 강화하였습니다. 개인정보 이슈나 권한 오남용의 위험 없이, 인증된 데이터 범위 내에서만 AI가 접근할 수 있게 하여 신뢰성 있는 데이터 활용 환경을 마련하였습니다. 

 

② Query101

 

Query101은 카카오게임즈의 데이터 민주화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축입니다. Query101은 사내 SQL 쿼리를 AI가 이해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자산화하여 검색, 학습이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KARS를 포함하여 다양한 사내 시스템에는 수천개의 SQL이 축적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쿼리들을 벡터화하고 임베딩하여 AI가 활용 가능한 형태로 자산화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AI는 기존 쿼리의 구조와 의도를 이해하고, 사용자는 자연어 또는 키워드 검색 만으로 유사한 쿼리를 빠르게 찾아 재활용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쿼리의 품질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남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조직 내에서 쿼리 작성 노하우가 공유되고 데이터 지식이 전파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AI 시대, 카카오게임즈가 그리는 데이터 문화의 방향

카카오게임즈는 이상탐지에서 출발한 데이터 활용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데이터 민주화라는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소수의 전문가에게 집중된 구조를 넘어, 누구나 필요할 때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변화하는 것이 카카오게임즈가 추구하는 데이터 민주화의 핵심입니다.

 

저희가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공정한 게임 환경을 기술로 실현하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데이터를 통해 신뢰와 책임의 가치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데이터를 공정성의 도구로, AI를 투명성의 기술로 삼아 더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것이 카카오게임즈가 생각하는 책임있는 데이터 활용의 방향이자 기술을 통한 고객 존중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