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바로 카카오 실험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실험실'은 누구나 카카오톡 연구원으로 여긴다는 의미의 이름이에요. ‘이용자 참여형 서비스'라는 관점이 담겨 있죠. 카카오톡의 새로운 기능들을 정식 출시 전에 먼저 이용해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용자가 직접 기능을 껐다 켰다 할 수 있어요.

눈 내리는 채팅방, 오픈채팅 목록 분리하기 같은 다양한 기능들이 이곳을 거쳐 정식으로 채택됐어요. ‘휴대폰을 흔들어 QR코드 스캔하기’ 기능은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QR체크인 기능으로 진화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난 5월, 이 실험실에 3주 간 200만 여 명이 넘는 인원이 ‘러시'를 해와서 카카오팀이 깜짝 놀랐대요. 실험실이 생긴 이래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이용자들이 들어온 경우는 처음이라는데요. 어떤 기능을 함께 실험하러 오신 걸까요?

화제의 중심에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가 있었습니다. 여러 언론 매체와 인플루언서들이 발 빠르게 이 소식을 전했어요. 그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기능이 ‘실험실'에 탑재되다 보니 큰 관심이 쏠린 거예요.

원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도입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카카오톡의 운영 철학 때문인데요. 바로 ‘원하는 대상에게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전달할 권리’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죠. 발신자의 권리와 이용자 편의를 높여준 ‘입퇴장 안내’ 기능을 조용히 나가고 싶은 수신자 권리를 위해 생략해도 될지, 기능이 가지는 양면성에 관해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었어요.

2010년대 초중반을 돌아보면, 발신자와 수신자의 권리에 대한 고민이 가시화되지 않았었죠.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문자 메시지를 수신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들이 보편적이었던 걸 기억하실 거예요. 이때 메시지 수신 여부나 대화방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쉽게 확인하게 해 준 카카오톡은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종전과 달리 발신자의 권리도 존중받게 됐으니까요. 

하지만 2010년대 중후반 이후 많은 미디어 채널들이 생긴 뒤, 상황은 바뀌어 왔어요. ‘들을 수 있는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들리는 말의 수'가 계속 늘었으니까요. 그간 편리하게 쓰던 단체 채팅방 퇴장 메시지도 누군가에겐 방해가 될 수 있게 된 거죠. 과거 대비 ‘듣지 않을 권리’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입니다.

카카오톡팀의 소결론! ‘수신자의 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보자’.

 조용히 나가기 기능은 그렇게 실험실에 들어왔고, 곧 정식 기능으로 데뷔합니다. 이번 여름 실험실에 들어올 새로운 기능도 기대해주세요! 더 간소한 대화 경험을 드리는 <카톡이지> 프로젝트가 계속될 거거든요.

지난 10년간 발신된 카카오톡 메시지수는 전 지구인이 963번 보내고도 남을 양이라던데요. ‘조용히 나가기'를 필두로 여러 기능들이 보태지면, 4800만 이용자가 많은 메시지들 속에서 더 가깝고 안전한 관계를 추구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