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성장기 2020년 12월

지갑 없는 세상의 시작점, 카카오톡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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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지갑 상징 이미지
존재와 자격, 경력을 카카오톡에서 증명하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는 유료여야만 할까?'

'상대방의 계좌 번호를 알아야만 송금할 수 있을까?'

'길에서 손을 흔들어야만 택시를 잡을 수 있을까?'

 

지금의 카카오 공동체를 존재하게 한 동력은 이런 작은 질문들이었다. 카카오톡 지갑 역시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던 것에 의문을 갖고 출발했다.

 

'신분증과 자격증, 증명서를 카카오톡에 담을 수 없을까?'

 

인증서를 시작으로 차곡차곡 기능을 보태며 1년 만에 3천만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 지갑. 어느덧 ‘생필품’이 된 톡 지갑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되짚어본다.

 

#태동

카카오톡 지갑의 발원점은 2020년 1월에 꾸려진 ‘신분증TF’다. CPO(Chief Product Officer) 조직에 20여 명의 TF 멤버들이 모였다. ‘온라인에서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데 가장 적합한 수단이 카카오톡일 것’이라는 가설이 기반이 됐다.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 안에서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가진 만큼,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실제 자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개개인이 가진 자격 증명을 생체 인증 등의 솔루션을 통해 서로 확인할 수 있게 하자’, ‘특정 자격을 가진 사람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해주자’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1년여의 준비를 거쳐 2020년 12월 16일, 카카오톡 지갑이 태어났다. 그에 앞서 2020년 5월 20일, 전자 서명법 개정안이 처리되면서 21년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던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규정은 폐지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적절한 보안 수준을 갖춘 사설 인증서가 다양한 영역에 쓰일 수 있는 길이 열렸던 것. 법 개정안 시행 시기에 출시된 카카오톡 지갑은 2021년 1월 연말정산을 통해 본격적인 데뷔 무대를 가졌다. 윈도우 기반의 PC에서 액티브 엑스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해묵은 경험에서 탈피한 카카오톡 지갑 이용자 수가 한 달 만에 550만 명을 넘어섰다.

연말정산 로그인에 카카오인증서를 사용하는 장면
귀속연말정산에 카카오 인증서를 사용하는 모습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쳐 사파리나 크롬 등 다양한 브라우저에서도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게 된 경험은 종전 대비 무척 쾌적했어요. 지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많이 접할 수 있었죠. ‘서비스가 잘 성장할 수 있겠구나’ 예감한 대목이었습니다”. 인디(Indy)가 당시를 회상했다.

카카오 인증결제플랫폼팀 팀장 인디

 

 

#잔여 백신과 인증서

카카오톡 지갑은 계획하던 모든 것들에 앞서 국민적 재난 상황 해결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미션을 받게 됐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백신 접종 계획이 수립되면서부터다. 전자출입명부인 QR체크인 기능을 몇 달 앞서 구현하고 있었지만, 실시간으로 잔여 백신 상황을 카카오의 서비스에 표현하고 예약을 위한 인증까지 구현해야 하는 프로젝트의 무게감은 상당했다.

 

줄(zool)이 말했다.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감염병 유행,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까지, 전쟁에 준하는 재난 상황이라는 인식에 모두가 공감했습니다. 대량 트래픽을 필터링하는 카카오의 경험이 가치 있게 쓰이길 바라며 크루들 모두가 코로나19 잔여 백신 당일 예약 프로젝트에 힘을 모았어요”.

카카오 지갑사업실 실장 줄

 

2021년 5월 초,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과제 미팅이 처음으로 열렸다. 충분치 않았던 백신 수급 상황 속에서 이른바 ‘노쇼 백신’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절박함이 감돌았다. 온 국민이 몰리는 온라인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노련한 베테랑들이 필요했고, 카카오를 비롯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이 나섰다. 5월 마지막 주가 되면 백신 수급 상황이 개선될 전망이었고, 그 시점에 서비스가 출시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설정됐다. 

 

서비스 세부 사양을 조율하고 카카오톡에 잔여백신 실시간 조회 기능이 탑재되기까지, 개발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단 2주. 카카오 크루들이 ‘스프린트(Sprint)’ 모드에 돌입했다. 국가적으로 재택근무가 권장되던 시기였고 카카오 역시 1년 넘게 원격 근무를 시행하고 있었지만, 역설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크루들은 오피스 출근을 거듭했다. 

 

5월 27일, 코로나19 잔여백신 당일 예약 서비스가 카카오톡에 들어왔다. 잔여 백신을 보유한 이용자 인근 위탁의료기간의 정보가 카카오맵과 연동되어 실시간으로 나타났고, 기관 목록은 잔여 백신 수량 순이나 거리순으로 정렬됐다. 접종 희망자는 의료기관을 선택하고 예약하기를 누른 뒤 인증에 이르기까지 익숙한 카카오톡 안에서 모든 절차를 완료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정부가 API를 열고 민간 플랫폼이 창구가 된 세계적으로 독특한 사례이기도 하다.

1. 내 주변 잔여백신 확인 2. 접종기관 선택후 예약 혹은 알림신청 3. 예약 완료 4. 알림 신청시 잔여백신 알림 받기 순서로 구성된 프로세스 화면
카카오톡 안에서 이용자 위치 주변의 잔여 백신을 확인하고 예약한 뒤 알림까지 수신하는 프로세스를 단시간에 구축해낸 코로나19 잔여백신 당일 예약 서비스

 

백신 수급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임시로 쓰일 것을 예상했던 코로나19 잔여백신 당일 예약 서비스는 청소년 접종, 부스터 샷 접종 등 다양한 상황에서 계속 활용되고 있다. 

 

#국민적 경험으로 안착한 카카오톡 지갑

2021년 8월 시작된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에서도 카카오톡 지갑의 인증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생년월일에 따라 신청 일자를 10부제로 달리하고, 모바일을 통해 간편한 접속자 인증을 진행함에 따라 한꺼번에 트래픽이 몰리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전 예약자가 늘어감에 따라 잔여 백신을 확인하려는 트래픽이 줄고, 매크로(Macro) 프로그램을 쓴 부정한 접근 시도도 사라졌다. 물론 관련 업무에 투입된 카카오 크루들은 10부제가 자리잡기까지 열흘 이상 밤낮 없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모든 인증 솔루션 중 카카오 인증서가 가장 많은 트래픽을 감당해냈고, 이 과정에서 이용자 수는 2천만 명을 넘어섰다.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에 있어서 선도적인 행보를 해 온 한국이지만, QR코드 활용이나 전자 인증 부분은 확산 속도가 느렸다. 국민들은 신용카드의 높은 보급률과 편의성에 익숙해져 QR코드를 통한 결제나 송금의 필요성을 찾지 못했다. 전자 인증에 있어서는 오랜 기간 독점적 위치를 차지했던 공인인증서가 높은 장벽으로 작용했다.

 

길어진 코로나19에 대응해 내놓은 카카오의 솔루션들은 그전까지 다소 낯설었던 QR코드나 모바일 인증서에 대한 경험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켰다. USB 저장 매체에 담아두던 공인인증서도, 직업적 자아를 증명하는 종이 자격증도, 이웃 나라에서는 팩스나 등기우편으로 처리하는 게 당연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신청서도 카카오톡에 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작은 혁신이 모두의 경험으로 안착하면 사회는 한 걸음 더 내디딜 동력을 얻는다. 

2020년 12월 16일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 지갑은 21년 4월 1천만 이용자, 8월 2천만 이용자, 12월 3천만 이용자를 돌파하는 기록을 쌓았다. 연말정산과 코로나19 백신접종 예약 등 국민 생활 편의 개선과 성장의 맥락을 함께한다.
서비스 시작 1년만에 3천 만 이용자를 돌파한 카카오톡 지갑의 성장 그래프

 

 

#오프라인에서도 디지털 도구로 나를 증명하다

카카오톡 지갑이 보여줄 가까운 미래에 대해 인디가 말했다. “카카오톡에서는 지인을 기반으로 연결이 이뤄졌어요. 비 지인 기반의 오픈채팅 상황에서 내가 나임을 증명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송금이나 거래, 전문가와의 상담 같은 것들을 안심하고 진행할 수 있겠죠. 최근 화두가 된 메타버스 환경에서도 실제의 자아를 증명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일 텐데,카카오톡 지갑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줄은 카카오톡 지갑에 대해 “건축으로 치면 토목 공사를 갓 마무리 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기초 인프라 위에서 사용성을 좋게 하기 위한 다양한 변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비유다. 인증서와 국가 기술 자격증이라는 범용적이고 공적인 영역에서 1년 만에 3천만 명으로부터 검증받은 카카오톡 지갑은 디지털 카드 영역에서 행보를 넓히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한식조리기능사 국가기술자격증이 카카오톡 지갑에 구현된 화면
카카오톡 지갑에 보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기술자격증 디지털카드

 

 

국가기술자격증과 카카오프렌즈 콜라보 상품 보증서, 멜론 VIP 등급 카드 등에 이어 디지털 카드로 구현한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등 KBO 구단 멤버십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구장에서 회원 자격을 확인하거나 카드 소유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팬미팅에 참여하는 용도로 쓰인다. 2022년부터 본격 확산될 디지털 사원증도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나를 증명하는 도구로 쓰일 전망이다. 각종 시설 출입이나 보안 기기 접근, 온라인 강연과 채팅방 접근 권한이 한 곳에 담기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지갑에 구현된 디지털 사원증 예시 화면
카카오 크루들이 쓰이고 있는 디지털 사원증은 2022년 부터 다양한 기업들이 도입할 예정이다

 

줄이 말했다. “현금을 지갑에 수시로 채워두고 사용하던 경험은 어느덧 잊힌 기억이 됐어요. 신용카드의 시대를 지나 간편 결제 솔루션들이 등장했기 때문이죠. 내 스마트폰 안에 신분증과 자격증, 증명서 같은 것들을 모두 담아둘 수 있다면 파급력은 더 강할 거예요. 법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는 영역이라 변화 속도가 빠르진 않겠지만, 매일 휴대하는 지갑 속이 간소해질수록 세상의 모습은 훌쩍 변화해 갈 겁니다. 현금 없는 사회를 지나 지갑 없는 사회가 시작되고 있고, 그 원점에 카카오톡 지갑을 만드는 크루들이 존재함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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